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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분(春分)

감자꽃793809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 가만히
균형을 이루는 날.
겨울이 완전히 물러난 것도,
봄이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도 아닌 그 사이에서
세상은 잠시 멈춘 듯 고르게 숨을 쉰다.
길었던 밤도, 다가오는 아침도
이날만큼은 서로를 밀어내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춘분의 공기는 봄이다.
그저 “이제 바뀐다”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사람의 마음도 그렇다.
무언가를 끝내기엔 아쉽고,
시작하기엔 망설여질 때
우리는 종종 이런 ‘사이의 시간’을 지난다.
춘분은 그 애매함을 틀렸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균형 위에 있으라고,
빛이 조금씩 길어지는 방향으로
세상은 이미 기울고 있다.
아침이 부지런해지고 저녁은
점점 게으름을 피우지.
그 사실을 서두르지 않고 받아들이는 오늘은,
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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