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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타다
감자꽃793809
아침 햇살은 분명히 부드러워졌는데, 이상하게도 눈꺼풀은 더 무겁고 이불 속에서 마냥 게으르다. 따뜻해진 햇살이 등을 떠미는 대신, 자꾸만 어딘가에 기대어 고양이처럼 졸고 싶게 만든다. 봄은 생동의 계절이라지만, 내 안에서는 먼저 노곤함이 핀다. 거의 해마다 봄에는 이렇게 봄을 탄다. 어쩌면 봄은 앞으로 나아가라고 등을 떠미는 대신, 잠시 멈춰 서서 나를 돌아보게 하는 계절인지도 모른다. 노곤함은 게으름과 다르다. 그것은 겨우내 웅크렸던 몸과 마음이 천천히 펴지는 과정에서 오는 통증(?) 같은 것이다. 오래 접혀 있던 날개를 펼칠 때, 약간의 저림이 따르는 것처럼. 이 계절의 무기력은 회복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노곤해서 괜히 미뤄 두었던 산책을 나가 보고, 평소보다 느린 걸음으로 동네를 걷는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몸 안 어딘가에 작은 싹 하나가 돋아 있는 걸 느낀다고나 할까. 노곤한 봄앓이. 그것은 여생을 살아갈 준비를 하는 몸의 예의 같은 것이라 믿고 싶다. 그래서 건강 기능 식품으로 홍삼 달임액까지 준비했다. 조금이나마 노곤함에서 벗어날 힘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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