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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어떤이의 훈훈한 모습@노량진역
petji
퇴근길 노량진역에서 동인천 급행 열차를 기다리느라
벤치에 앉아있었다
노숙자로 보이시는 노인분께서 갑자기 벤치 옆 쓰레기통을 뒤지시더니 별 소득 없이 몸을 일으키신다
벤치 옆자리에 앉아계신 여성분께서 노인께 별안간 물으신다
사드릴까요?
그러더니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주시는 것 같다
다시 노인분께
먹을 것 좀 사드릴테니 기다리세요
하면서 플랫폼을 빠져나갔다
아마도 근처 편의점에서 먹을 것들을 사오는 것이리라
기다리던 열차가 도착하여 그 뒤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방금 내눈 앞에서 벌어진 일들이 약간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요새 묻지마 사건이나 각종 강력범죄들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보니 일면식이 없는 타인 게다가 행색이 허름한 노숙자에게 먼저 말을 걸고 호의를 베푸는 어떤이의 훈훈한 모습이 너무나 이질적이도록 강력하게 뇌리에 남았다
요새의 사건들로 위축되어 있는 나에게 큰 울림을 주기도 했고 약간의 부끄러움도 느껴지도 했다
9/21 퇴근길 노량진역 노숙자 노인께 호의를 베푸신 분께 그냥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그리고 아무쪼록 잘 퇴근하시고 남은 하루도 안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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