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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덕준 - 불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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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참으로 지독스러운 기후였다
숲으로 숨어버린 산노루처럼 바람도 멎었다
칭얼거리는 네 시선 속에서 수백수천의 별자리를 읊다가
한참을 몇 년간의 꿈속에 너를 초대했다
다만 너는 그 초대에 응한 적 없었고 그때마다 늘 빈손에 남은 네 옷자락이
과거를 지문으로 문지르곤 했다
열병처럼 그 지독스러운 것과 오래도 투병했다.
고열의 세계에 이는 내 이마에 네 손을 올려두고 싶었다
그 강줄기 같은 손이라면 나는 여름이 하루일 것만 같았다.
그때 그 여름 우리가 지나친 어느 자귀나무 울창했던 그 골목에서
돋을 별 같은 눈을 하고 있는 너와 네게 몇 년째 일렁이는 내가 있었다.
사랑했음이 자명하다
너는 정말이지 지독스러운 기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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