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쑥 꿈으로 영원히 도망쳐 버리고 싶은 요즘. - 서덕준, 초록
나의 여름이 모든 색을 잃고 흑백이 되어도 좋습니다. 내가 세상의 꽃들과 들풀, 숲의 색을 모두 훔쳐올 테니 전부 그대의 것 하십시오. 그러니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서덕준, 도둑이 든 여름)
너는 참으로 지독스러운 기후였다 숲으로 숨어버린 산노루처럼 바람도 멎었다 칭얼거리는 네 시선 속에서 수백수천의 별자리를 읊다가 한참을 몇 년간의 꿈속에 너를 초대했다 다만 너는 그 초대에 응한 적 없었고 그때마다 늘 빈손에 남은 네 옷자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