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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안무서운 납량특집]군대에서 겪은 일

익명

갓상병때 탄약고 근무하고 복귀한 날이었다.

생활관에 장구류 벗어놓고 환복한 후에 자야징ㅎㅎ하고 누웠다.

 

근데 배가 좀 출출하더라.

관물대에서 컵라면 하나 꺼내서, 보고하러 나가려고 몸을 돌렸는데 맞은편 침상 위에 어떤 새끼가 무릎 꿇은 채로 앉아 있는 거다.

두 팔을 위로 똑바로 들고,

마치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듯

몸, 팔을 좌우로,

머리를 같이 흔들고 있었다.

 

무릎 꿇은 자세 그대로,

소리도 없이,

규칙적으로.

살짝도 흔들림 없이,

딱 그 자세로.

 

사람이 너무 놀라니까 몸이 얼어붙어서 비명도, 어떤 생각도 안나고 정적 속에서 눈 깜빡이니까 그냥 사라졌다.

그 침상을 포함한 주위도 다 자고 있었다.

나는 쫄아서 컵라면을 그대로 관물대에 다시 넣었고,

그쪽 한번 힐끗 본 다음에 누웠다.

(잠 못잘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바로 잤다.)

 

그 이후?

다시 그런 건 못 봤다.

탄약고 근무 서면서 부사수들한테 얘기 해줬었고

몇 놈은 탄약고 근무 복귀하고 생활관에 올라가는데

2층 중앙 복도에서 다리만 난간 사이에 나와서 위, 아래로 흔들거리는거 봤다더라.

 

근데 난 못봄.

걔들도 내가 본건 못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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