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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 마지막 숨

 

에세이 - 마지막 숨

 

어린 시절, 나는 어머니의 숨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했다.

그 소리는 잔잔하고 고른 빛 같았다.

밤이면 복도에 켜 두던 희미한 전등처럼,

그 숨소리가 있는 한 집도, 나도 안전하다고 믿었다.

 

그러나 어느 날, 그 숨은 사라졌다.

내 나이 열네 살.

세상은 요란하게 무너지지 않았다.

그저 불 꺼진 방처럼, 텅 빈 공기가 남았을 뿐이다.

 

나는 오래도록 다시 들을 수 있기를 기다렸다.

귀를 기울이고, 소리를 좇았지만

되돌아온 것은 나 자신의 숨결뿐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빌려 쓰는 시간 속에서 살아간다.

나의 숨은 나를 위한 것만이 아니라, 어머니를 대신한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밤이 깊어 집안이 지나치게 고요해질 때면

나는 여전히 복도에 작은 불빛을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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