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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끝날
감자꽃793809
11월의 끝날. 남아 있는 달력 한 장이 외롭다. 세월은 쏜살같이 빠르다고도 하고 가는 세월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유행가 가사도 있었지. 스산하게 찬바람 부는 계절. 가을이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라 그런 지 예서 제서 부음(訃音) 소식을 듣는다. 작은 아들의 친구 아버지, 며늘의 작은 아버지. 이삼일 사이로 들리는 슬픈 소식이다. 이럴 때 문득 나는 얼마나 더 살까? 남편이랑 나는 누가 먼저 갈까? 정답도 없고 알 수도, 짐작도 할 수 없는 의문을 갖곤 한다. 그러고는 결국 그저 쓴웃음을 웃고 만다. 아마도 나뿐만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당연 이런 생각을 할 것 같다. 그것은 맞닥뜨려야 하는 죽음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일 수도 있겠다. 내 나이가 팔십을 가까이 두고 있어서 일 년 전쯤 ‘재단 춘천교구 천주교 부활성당 추모관 납골당’에 이미 우리가 쉴 곳을 마련해 두었다. 어스름 어둠이 내려앉는 저녁에 불어오는 찬바람과 함께 오버랩 되는 부음(죽음) 소식에 왠지 마음이 가라앉는다. 세상에 죽지 않는 사람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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