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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 꼭 눈으로 보이기만 하는 존재는 아닌 것 같더라
어디 영화처럼 꼭 맨날 시퍼런 얼굴에 피 철철 흘리면서 나타나기만 하는 존잰 아닌 것 같음
존나 유치하게 짓궂은 장난 치면서 괴롭히기도 하는구나 느꼈던 게
고1때 이런 방 구조에 컴터 하고 있었음
긍까 쉽게 얘기하면
컴터 하다가 로딩 돌아가면 바로 오른쪽으로 고개만 돌려서 티비 보고 로딩 다됐다 싶으면 다시 컴터 보면 됨
컴터 하다가 좀 눕고 싶다 싶으면 역시 오른쪽에 있는 침대나 바닥이불에 드러누우면 되고
그날도 컴터 하다가 로딩 잡히길래 리모컨 들고 오른쪽으로 고갤 돌려서 티비 봄. 로딩 다됐길래 리모컨을 옆에 있는 침대에다 던지고 바로 마우스 잡고 다시 컴터 함
내가 침대에 리모컨을 던졌단 게 정확히 기억나는 이유가
던졌을 때 리모컨이랑 침대랑 맞아서 침대 스프링이 퉁ー 하는 소리가 정확하게 들렸음
그러고 컴터 하다가 또 로딩 걸리길래
아효 ㅅㅂ 티비나 봐야지 하고 리모컨을 잡으려고 침대를 더듬 거리는데 리모컨이 없음
엥 분명 여기다 던졌는데? 하다가
아 혹시 침대위에서 미끌어져서 베개나 이불 밑에 들어갔나 싶어서 다 뒤져봄
없음
혹시 잘못 던져서 침대 프레임 밖으로 나갔나 싶어서 침대랑 벽 사이 침대 밑 온갖 군데 다 뒤져봄 역시 안 나옴
혹시 바닥으로 떨어졌나 하고 침대옆 바닥이불 보려고 하는데
그 때가 겨울이라 까는이불1개 + 덮는 이불2개를 깔아놓은 상태였음
이불 총 3개 전부다 , 그리고 베개까지 하나하나 탈탈 털어서 뒤져봄
안 나옴;; 이때부터 진짜 존나 멘붕이더라
집엔 나 혼자 있고 애완동물 키우는 것도 없고 분명 난 침대 위에 리모컨을 던졌단 게 퉁 하는 스프링 소리랑 함께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데 이게 없으니까 걍 너무 황당했음
그냥 리모컨 이대로 허무하게 분실했다 치고 하 시발 걍 나중에 엄빠한테 얘기해서 새로 사야지 ㅈ같네 하고 깔아놨었던 이불 다시 곱게 펴서 정리 시키고 물 마시러 주방 감
주방 간 김에 혹시 내가 미쳐서 주방에다 뒀을까하고 주방도 찾아보고ㅋㅋㅋㅋ
뭐 물론 당연히 없었지만
무튼 물 마시고 방에 돌아왔는데
이불 위에 정확하게 정가운데에 사진에 표시된 곳에
리모컨이 놓여있음
내가 저 바닥 이불을 총 3장 깔려있다 했잖아
한장 한장 한장 다 나눠서 탈탈탈 털었었음 그래도 안나왔고 마지막으로 판판히 펴서 정리까지 하고 주방 간 건데
물 마시고 온 잠깐 새에 판판하게 펴놓은 이불 정가운데에 사람 놀리기라도 하는 듯이 저기 쳐 있더라
대놓고 귀신을 본 적은 없지만 설명하기 힘든 뭔가는 분명 있는 것 같음
내 짧은 인생 중 제일 기묘한 일임
노파심에 말하지만 나 고딩이라 술 쳐먹을 리도 없고 지극히 멀쩡했었음
ㅊㅊ : 디시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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