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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하천을 걷다가 본 여자

익명



내가 스무살떄 겪었던 일임






친구랑 새벽까지 PC방에서 롤 랭겜을 달리고 하천 산책로를 따라서 집으로 가고 있었는데


건너편 산책로에서 어떤 여자가 한 맺힌 것 마냥 소리 지르면서 전화하고 있었음


주위에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 여자는 심하게 흐느끼는건지 허리를 반정도 접고 전화하며 소리 지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신기해서 친구랑 야ㅋㅋ 저거봐봐ㅋㅋ 하면서 구경하다 보니 건너편의 여자가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게 보였음


같은 방향으로 건너편의 여자가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조금 소름이 돋았음. 집으로 가려면 다리를 지나 건너편 산책로로 넘어가야 하는데.. 허리를 접고 소리 지르고 있는 이상한 여자를 마주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임


친구도 웃으며 건너편의 여자를 구경하다가, 이 상황을 인지했는지 갑자기 말이 없어지기 시작함


새벽에 피곤한 몸으로 하천 다리를 지나지 않고 빙 돌아갈 수도 없고, 건너편의 여자는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기 떄문에 거리가 어느정도 벌어질 거라 생각하고 우린 아무 말 없이 다리를 건너기로함. 아마 어릴때라 '저 여자때문에 우리가 돌아간다고?' 이런 생각이였던 것 같음.


하천 다리를 건너고, 천천히 돌아보며 건너편에 있던 그 여자를 확인했는데


그 여자는 가로등 밑에서 허리를 세우고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음.


나와 눈이 마주치자 다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흐느끼며 지르는 소리가 아닌






웃는 소리로 아하하하핳하하하!!! 웃으며 우릴 향해 빠르게 걷기 시작함






.. 그때 본능적으로 친구랑 100M달리기 10초 기록 세우기로 한 것 마냥 미친듯이 달림. 살면서 그렇게 빨리 달려본 적이 없는 것 같았음.


숨이 찰 정도로 달리고선 뒤를 돌아보니까 그 여자는 다시 허리를 반정도 접고서 흐느끼고있더라..










저녁에 하천 걷다가 생각나서 적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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