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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 기름이 껴서 그런지 예전처럼 열심히 안하는 느낌이다

오징어귀신

아주 오래된 야구 원로 감독이 한말이다.
하지만 아직도 그런거 같다.

지금 한국야구의 국제 경쟁력은 솔직히 말해 망신스러운 수준이다.

항상 이길 수는 없다. 스포츠에서 패배는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실패 이후다.
어떤 팀은 한두 번의 실패를 계기로 원인을 분석하고 더 강해진다.
반대로 어떤 팀은 수십 년 동안 같은 문제를 반복하면서도 제대로 된 분석 없이 어영부영 넘어간다.
내실을 다진다 말하지만 실제로는 배만 불리는 구조가 된다.


국제경기는 그 나라의 문화와 성향을 그대로 보여준다.
2000년대 초반부터 후반까지 한국 야구는 분명 일본과 대등했고, 대만은 한 수 아래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08년 올림픽 금메달 이후 한국 야구는 조금씩 방향을 잃기 시작했다.
야구를 사랑하는 헝그리 정신은 사라지고, 산업 규모만 커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여기서 말하는 헝그리 정신은 가난을 견디라는 뜻이 아니다.
야구를 향한 절박함과 집요함을 말하는 것이다.


지금의 야구는 더 이상 서민 스포츠가 아니다.
중계권료는 치솟고, 티켓 가격도 높아졌다.
과거에는 모기업이 수백억 원을 투자하며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사업이었지만
이제는 1000만 관중 시대가 열리며 거대한 산업이 되었다.
선수들의 연봉도 크게 상승했고, 조금만 활약해도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문제는 산업이 성장하는 동안 야구의 수준은 오히려 떨어졌다는 점이다.
잡을 수 있는 공을 놓치고, 평범한 수비를 마치 대단한 플레이처럼 포장한다.
매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선수는 나오는 것 같지만,
실제로 성공했다고 떠오르는 선수는 박찬호, 김병현, 추신수, 류현진 정도다.
한국에서 압도적으로 잘하던 선수들도 메이저리그에 가면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다.
이정후 역시 기대만큼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반면 대만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병역 문제로 비교가 단순하지는 않지만,
많은 선수들이 국내 리그보다 미국 마이너리그로 간다. 일본도 지리적 문화적으로 많이 경험하려 한다.
팀 수는 많지 않지만 전체적인 수준은 확실히 올라왔다.


일본은 흔히 아기자기한 야구를 한다고 말하지만 본질은 다르다.
이들의 훈련량과 노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결국 일본 야구의 경쟁력은 기술 이전에 노력에서 나온다.
한국을 한때 아래로 보던 일본은 한국이 치고 올라오자 실패를 인정했고, 그 실패를 철저히 분석했다.
그 결과 지금은 야구뿐 아니라 축구에서도 한국을 넘어서는 흐름이 만들어졌다.


이제는 냉정하게 현실을 봐야 한다.

일본전 선발로 나선 고영표는 국제대회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50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번 일본전 2.2이닝 4실점을 제외해도 국제전 평균자책점은 6.82였다.
국내 리그에서는 통하지만 국제 무대에서는 계속 고전했던 투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지현 감독은 부담감이 심리적있을 일본전 선발로 그를 선택했다.
결과는 완벽한 실패였다.


이 책임은 감독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야구 산업을 키운 공로가 있는 KBO 총재 허구연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산업 규모를 키우고 판을 부풀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정작 국제 경쟁력은 무너졌다.
그러다 뒤늦게 꺼낸 카드가 한국계 외국인 선수 영입이다.
그러나 몇 명의 선수로 국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현실을 외면한 판단이다.


야구는 한두 명이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감독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스포츠라는 말도 있지만,
실제로는 감독의 영향력이 매우 큰 종목이다. 2000년대 한국 야구의 성공에는 김인식 감독이라는 명장이 있었다.

프리미어12는 올림픽 금메달만큼이나 어려운 대회다. 초대 챔피언이 한국이었지만
이후 한국 야구는 급격히 추락했다.
감독이 바뀔 때마다 같은 실패가 반복되고 있다. 그동안 국제대회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변명도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

류지현 감독은 KBO 리그 우승 경험도 없다. 이번 대표팀에서도 그의 야구는 실패로 끝날듯 하다.
야인으로 꾸려진 코칭스태프, 개인 인맥 중심의 라인, 투수 교체 타이밍의 실패,
경기 흐름을 읽지 못하는 운영까지 모든 것이 어긋났다. 나오는 투수마다 얻어맞고, 대응은 항상 한 템포 늦었다. 감독에 대한 신뢰가 생기기 어려운 경기 운영이었다.


이제는 인정해야 한다.
한국 야구는 더 이상 강자가 아니다.

도전자의 입장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밑바닥부터 다시 만들지 않으면
한국 야구의 국제 경쟁력은 앞으로 중국에게도 무너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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