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오늘은 구름
감자꽃793809
구름 낀 아침엔 시간이 조금 느리게 가라앉는 느낌이다. 아침밥 냄새는 아직 집 안 어딘가에 남아 있고, 라디오에서는 누가 고른 건지 모를 음악이 흘러나오고… 딱히 대단한 일이 없어도 하루가 이미 시작됐다는 감각만은 또렷한 시간인데, 맑은 날의 기분이 바깥으로 번지는 거라면, 이런 날은 마음이 안쪽으로 접히는 쪽에 가까운 것 같다. 괜히 지난 생각들이 조용히 떠오르고, 지금 사는 내 나이의 속도를 잠깐 돌아보게도 되고. 라디오의 장점은 내가 플레이리스트가 아니라서, 내가 고르지 않은 감정이 흘러들어온다는 것. 어떤 곡은 지나가고, 아나운서의 어떤 멘트는 이상하게 오래 남고. 오늘 같은 날은 억지로 밝아지려 하기보다 흘러가는 구름의 결을 따라가는 것도 꽤 괜찮아 보이지 않을까 한다.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창 밖으로 보이는 앞산의 아카시아꽃들이 아직 환하게 피어 있어서 자연스레 기분을 행복으로 행복으로 몰고 간다. 아~아!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