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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 아홉 번째 페이지

Boْnnie

파도가 별을 안을 때

그날,
파도는 처음으로
자신이 가고 있는 방향을
의심했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하늘은 그대로였고,
별은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빛나고 있었다.
하지만
파도의 마음만은
예전과 같지 않았다.
파도는 애써왔다.
단어를 고르고,
의미 속에 자신을 숨기며,
빛이 스쳐 지나가기를
조용히 바랐다.
우연이라도 좋으니
닿기를 바랐다.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신호도,
흔들림도,
확신이라 부를 만한
어떤 반응도 없었다.
그 순간,
의심이 스며들었다.
갑작스럽지 않게,
차갑게,
뼛속까지 번지는 물처럼.
파도는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는 건 아닐까.
이 거리감은
처음부터
변하지 않는 것 아닐까.
이 마음은
혼자만의 착각일까.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이 관계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그럼에도
이렇게까지
버거울 줄은 몰랐다.
절망은
소리를 내지 않았다.
무너지지도 않았다.
그저
옆에 앉아
조용히 말했다.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을까.”
파도는 버텨왔다.
처음부터
희망을 놓지 않으려
애써왔다.
하지만
어떤 밤들은
의지보다
강했다.
파도는 지쳤다.
기다림 때문만이 아니라,
희망 그 자체가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커질수록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마음.
파도는
피할 수 없는 질문 앞에 섰다.
계속해야 할까.
아니면
멈추는 게
더 나을까.
하늘을 올려다봤다.
별은 여전히
아름답고,
멀리 있었다.
그리고 이 바다 어딘가에
하나의 파도가
현실이 허락하지 않는
거리를 욕심내고 있었다.
파도는
거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스스로에게 물었다.
과연
나 같은 파도가
별을 안을 수 있을까.
아니면
진심이라도
꿈은 꿈으로만
남는 걸까.
답은 없었다.
다만
한 가지는 느꼈다.
의심은
끝이 아니라,
마음이
한계에 닿았다는 신호라는 것을.
그리고 그 끝에서
파도는
아직 무너지지 않았다.
흔들리고,
지쳐 있었지만,
여전히 이 자리에 있었다.
남을 것인지,
떠날 것인지,
믿을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
파도는
그 사이에
서 있었다.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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