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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돋는 일인듯 아닌것 같은 썰
현재 나이 30대중반. 20대 초반까지는 이런저런 사정때문에 남동생이랑 둘이 할머니네 얹혀살았음.
나도 일이 한 10시쯤 끝나서 동네에 들어가면 10시반? 11시 정도 됐고 동생은 나보다 좀 더 늦게 동네입구에 들어옴. 동네 한 가운데에 엄청 큰 묘가 하나 있었는데 생각해보면 그 묘 부지가 한 50평 정도는 됐었음.
할머니댁이 달동네처럼 그 동네 가장 위쪽에 있었어서 정면으로 가서 묘를 뚫고지나가면 10분 정도? 빙돌아서 뒤쪽으로 가면 한 20분 정도는 걸렸음. 둘다 가는길에 폐가들이 즐비해서 항상 어느길로 가야하는지 고민했음.
정면으로 묘를 뚫고가면 그 묘와 묘 오른쪽에 위치한 큰 폐가사이를 뚫고가야해서 긴장감은 10분 그 이상이었고 돌아가는길은 그것보단 좀 낫긴 했지만 그래도 시간이 오래걸리니 그랬던거 같음.
그러다가 어느 날 몸도 피곤하고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그냥 될대로 되라 라는 식으로 정면으로 갔는데 묘 오른쪽 큰 폐가를 지나갈때쯤
' 띠리링 ~ '
하는 악기소리를 들었음. 처음에는 뭔지 분간이 안됐었는데 그 자리에 멈춰서서 고개를 돌려 폐가를 바라봤을때 한번 더 들린 그 소리는 좀 더 명확하게 기타소리라는걸 인지하게 해줌
기타?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히자마자 발이 자동으로 뜀박질로 바뀌고 엄청난 속도와 함께 집으로 곧장 뛰어들어갔음. 그때는 진짜 오르막길을 전속력으로 뛰어갔어도 하나도 힘들지 않았고 그저 믿지 않는 할머니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라고 설명하는게 더 힘들었음. 덕분에 남동생이 더 겁먹었다고 매일 마중가라는 임무가 생겼음
그 일이 있고 좀 더 지난 어느 날. 동생이 뭐 때문인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집에 안 들어오는 날이어서 마중을 안 가도 되는 날이었음. 그래서 얼른 집가서 쉴 생각에 동네정면입구로 뚫고 올라오는데 그 폐가에서 위화감이 들었음. 동네정면입구는 묘를 비추는 가로등이 한개뿐이라 그다지 밝지가 않은데 폐가 안쪽이 이상하게 밝았음.
이때 공포영화에서 왜 느낌이 이상한 곳에 항상 가서 봉면을 당하는 클리셰를 넣는지 알것 같았음. 무지하게 무서운데 진짜 정말 무서운데 저게 뭔지, 왜 그런지 확인을 해보고 싶은 호기심이 공포심을 억눌렀음. 한발한발 가까이 가서 잠긴 쇠대문위로 살짝 올라가서 대문위에 박혀있는 창살 사이로 밝은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했음.
그건 폐가 한 가운데 펼쳐져있는 마당에 10개 정도 되는 초들이 어지럽게 피워져 있었음. 게다가 초의 불빛이 닿지 않는 구석탱이 어두운 곳에서 다시 들려오는 기타소리에 정말 처음 그 소리를 들었을때처럼 냅다 뛰었음.
' 저게 대체 뭐지? '
하는 생각과 함께 스릴러 영화속 주인공이 이런 심정인건가 싶은 공감도 느끼며 집으로 넘어지듯 들어가 내가 본 것에 대해 설명했음. 글을 쓰는 지금 글쓰면서 그때 느낀 감정이 읽는 분들에게 전해질까 모르겠지만, 저때는 정말 그 어떤 것 보다도 무서웠음.
그리고나서 기절한 것 같이 쓰러져버렸음. 다음날부터 내가 겪었던 일들과 함께 동네에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경험담을 나누었고, 누군가가 경찰에 신고를 했음. 이 뒤 부터는 할머니가 해주신 이야기임.
경찰들이 도착을 했고 폐가로 진입해서 노숙자를 데리고 나왔다 함. 왜 사람들 무섭게 밤에 기타를 쳤느냐하는 물음에는 낮에 치면 걸릴까봐 사람들이 밤에는 잘 안 다니길래 밤에 쳤다고 함. 내가 생각할때는 그게 더 소름 ..
물론 그 뒤로 폴리스라인을 쳐서 못 들어가게 막았는데 비슷한 사건이 한 두건 더 발생해서 폐가를 아예 부숴버렸음. 큰 묘가 바로 앞에 있는 폐가에 들어가서 살 생각을 하는게 지금와서 생각해봐도 나름 소름이라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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