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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스, 전통과 쇠퇴의 길목에서
2022 시즌 9위, 2023 시즌 5위, 2024 시즌 4위. 잠시 반등하는 듯 보였지만 2025 시즌, 다시 9위로 추락했다. 단기적인 순위 변화는 흔히 있는 일일지 모르지만, 그 흐름 속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진정한 문제다.
지금의 두산은 사실상 암흑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암흑은 단순히 전력 약화나 선수 기근의 문제가 아니다. 구단 전체가 방향을 잃고 있다는 데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
돌이켜보면, 1994년 항명 파동 이후 무너진 팀을 다시 일으켜 세운 이는 김인식 감독이었다. 위기 속에서도 팀의 정신을 지키고, 냉정하게 조직을 정비하며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지금의 두산에는 그런 지도자도, 그런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프런트는 ‘고인 물’이 되어 버렸다. 프런트 내의 새로운 인물, 젊은 피의 수혈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으며, 야구에 대한 진정한 안목보다는 구단주의 눈치를 보며 ‘기승아부’로 자리를 지키는 이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변화와 혁신, 도전은 애초에 용납되지 않는다.
스카우트팀에 대한 불신은 이제 오래된 이야기다. 팀의 미래를 설계하고 준비해야 할 조직이 내부적으로 신뢰를 잃은 지 오래며, 유망주 발굴이나 육성 시스템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와중에 구단주는 내부 결정에 깊숙이 개입하며 팀 운영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야구를 아는 것과 팀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다른 일이다.
‘베어스 다운 야구’라는 표현이 있다. 뚝심 있고, 조직력으로 승부하며, 어떤 위기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던 두산 특유의 야구. 그러나 지금 그 정신은 사라졌다. 더 안타까운 것은, 그 야구를 지워버린 이가 다름 아닌 현재의 구단주라는 사실이다.
두산은 이제 새로운 베어스 야구를 만들어야 한다. 과거의 명성에 기대어 정체된 전략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맞는 혁신적인 시도와 장기적인 비전 아래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지금의 베어스는 야구를 하는 팀이 아니다. 리빌딩도, 우승도, 성적도 기대할 수 없는 현실에서 표류하고 있다. 팀의 위기는 단순한 부진이 아니라, 철학의 부재, 리더십의 실종,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래에 대한 책임감이 사라졌다는 데에 있다.
야구는 결국 사람의 게임이다. 그 사람들에게 진정성 있는 야구, 그리고 미래를 향한 방향성이 없다면 어떤 명문도 몰락을 피할 수 없다. 두산이 다시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하려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보다 ‘누가 바꿀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지금까지의 프런트, 코칭스텝, FA, 육성, 2군 팜, 스카우트, 모든걸 뜯어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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