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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이와 학교의 붕괴 과정
요즘 학교는 정말 금쪽이만 신나서 마음대로 살고 대다수의 교사와 선량한 학생들이 피해보는 경우가 정말 많다.
우리 학교도 최근 베테랑 선생님께서 병휴직 내시고 정든 교실을 떠나셨다.
그동안 그 교실에는 계속 기간제 선생님이 오시다가 최근 정교사분이 새로운 담임으로 오셨다.
아이들 입장에선 담임 선생님과 본격적으로 추억을 쌓을 시기에 계속 선생님이 바뀌고, 심지어 원래 선생님은 떠나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얼마나 섭섭해할까 싶다.
이렇게 선량한 아이들과 교사들은 치이고 치이다 못해 학교를 떠나고, 점점 금쪽이들만 활개치는 세상이 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난 어느 순간부터 오은영 선생님의 프로그램을 잘 보지 않는다.
예전에는 아이들을 대할 때 인사이트를 얻는 부분도 있어서 가끔 봤는데 요즘에는 금쪽이들의 심각한 생활태도를 보고 있자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잘 보지 않는다.
게다가 오은영 선생님은 부모에게 그런 아이라도(아니 그런 아이이기에 더) 이해해주고 감싸줘야 한다고 한다.
어른들이 잘하면 아이가 변할 수 있을 거라고...
물론 어른들이 노력하면 아이가 변할 수 있겠지만 그 변하는 시간동안 피해받을 주변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은 그 아이의 부모가 아니기에 그 아이가 주는 피해를 오롯이 사랑으로 감내하며 이해할 의무가 없는데 금쪽이를 묵묵히 참아내야 하는 주변인에 대한 언급은 쏙 빠져있다.
영상에서 금쪽이가 등교해서 담임 선생님을 때리고, 친구들한테 물건을 던지며 위협하는 걸 봤다.
영상은 모자이크가 되어있었지만 담임 선생님께서 금쪽이가 혹시 친구들을 다치게 할까봐 쩔쩔매며 아이를 말리는 게 보였다.
만약 저렇게 말리다가 아이 팔을 세게 잡기라도 하면? 아동학대로 고소당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와 친구들이 금쪽이의 행동을 마냥 이해해줘야 하는걸까.
아니면 이렇게 금쪽이와 같은 반이 된 것도 인연이니 그 아이가 변할 때까지 피해를 감수해야 할까. (어쩌면 1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이런 프로그램을 본 금쪽이 부모님들은 학교에 와서도 교사들한테 금쪽이를 무조건적으로 이해해주고 감싸달라고 이야기한다.
그 말은 금쪽이가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주는 걸 눈감고 넘어가달라는 말과 다를게 없다.
작은 교실에 다양한 성격의 아이들이 모여 복작복작 생활하고 있는데 서로 배려해도 모자랄 판에 계속 싸움을 걸고 다니는 아이를 어떻게 다 받아줄 수 있을까?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 훈육받아야 할 부분조차 '넌 이러저러한 이유가 있어서 그렇구나~~'라며 다 이해해주기엔 다른 선량한 아이들이 받는 피해가 너무 크다.
오은영 선생님은 교실에서 다른 선량한 아이들이 피해받는 걸 직접 보지 못했으니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다.
금쪽이한테 피해받아 울음을 터뜨리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매일매일 직접 본다면 절대 '금쪽이를 무조건 이해하고 감싸줘야 해요'라는 말은 못할 것이다.
(아이들을 진정 사랑하신다면 말이다)
얼마 전 포스팅에도 '모든 건 돌고 돈다'라는 말을 썼는데 이 상황도 마찬가지다.
'난 교사가 아니니 상관 없어', '난 아이가 없으니 상관 없어.'라고 생각하며 이러한 문제점을 묵과하는 순간 돌고 돌아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당신이 될 것이다.
금쪽이들은 내 아이 옆자리에 앉는 짝꿍이 될 수도 있다.
금쪽이들은 영원히 어리지 않기에 언젠가 직장에 취업하여 당신의 후배가 될 수도 있고, 내 옆집에 사는 이웃이 될 수도 있다.
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문제가 있다고도 말하지 못하고 '금쪽이'라고 불러야 하는 현 세상.
과연 선량한 아이들과 교사가 떠난 자리엔 누구만 남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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