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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후배의 성폭행, 그 뒤 '4세 지능' 갖게 된 20대女 죽음
어릴 때부터 "삼촌"이라고 부르며 따른 아버지의 지인에게 성폭행당한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20대 여성의 사건이 5일 재조명됐다.
이날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4살이 된 24살-흩어진 증언과 다이어리'라는 제목으로 지난 2022년 8월 사망한 20대 여성 A씨의 사건을 들여다봤다.
A씨 가족에 따르면 A씨가 피해 사실을 고백한 건 지난 2021년 11월이었다. A씨는 어릴 때부터 "삼촌"이라 부르며 따랐던 아버지의 후배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집에 놀러온 B씨는 피곤하다며 잠시 쉬어가겠다 했고, 심심하고 잠이 오지 않는다며 A씨를 방으로 데려갔다는 것이다.
A씨 어머니는 "이후 방에서 비명이 들렸고 딸이 '부인도 있는데 왜 그러냐'면서 방에서 뛰쳐나왔다"며 "그러면서 딸이 베란다 쪽으로 가 서서 대소변을 다 봤다"고 주장했다.
가족들이 놀라 B씨를 돌려보내고 딸을 진정시키자, 딸이 B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이날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여러 차례 B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했다.
이에 A씨 아버지가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추궁했고, B씨는 "죄송하다. 할 말이 없다"면서 "합의하에 모텔에 갔지만, 성관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 부모는 곧바로 B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그날 이후 A씨는 피해진술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나빠졌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4~5살 수준으로 인지능력이 퇴행했고, 결국 정신과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A씨는 병원 치료와 부모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서서히 회복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장을 보러 가다 우연히 B씨와 마주치면서 상태가 다시 나빠졌고, 결국 2개월 뒤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A씨가 사망하자 B씨는 돌변해 "A씨의 사망은 부모 때문" "A씨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했고, B씨 측 변호인은 A씨가 사건이 있기 전 정신과 병원에서 치료받았던 내용을 언급하며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A씨 사망으로 피해자 진술을 확보하지 못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던 검찰은 A씨의 기억이 돌아올 때마다 부모가 녹음한 파일, 유품 정리 과정에서 나온 A씨의 일기장과 자필 메모 등이 발견되자 수사를 재개했다.
검찰은 차량 블랙박스 영상과 의무기록, 상담일지 등도 확보해 B씨의 범죄 사실을 밝혀냈고, B씨를 지난 6월 28일 강간치상, 강제추행 치상,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또한 검찰은 성폭행 범행을 숨기려고 A씨 아버지에 대한 허위 사실을 퍼뜨린 B씨에게 명예훼손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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