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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아이유 탓 아니었다…82억 벌어놓고 잔디엔 '2억' 썼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잔디 상태와 관련해 지적 받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콘서트 등으로 수십억원의 수익을 올렸음에도 잔디 관리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뉴시스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제주 서귀포시)은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는 공단이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관리에 총 2억5327만원을 지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새로 심을 잔디 1억5346만원, 잔디 보호용 인조매트 1994만원, 농약·비료 5140만원, 잔디 파종을 위한 오버씨딩기 1962만원, 잔디 폐기물처리 용역에 886만원이 들어갔다.
축구 경기와 연예인 콘서트 대관, 주차요금 등으로는 올해 들어 82억550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대표 A매치 경기로 9억9426만원, 프로축구 FC서울 경기로 11억3832만원, 콘서트 등 문화 행사로 24억3447만원, 일반행사로 36억3846만원을 벌었다.
특히 임영웅 콘서트로 14억3899만원, 세븐틴 콘서트로 9억7758만원의 수입을 기록했다. 최근 끝난 아이유 콘서트 역시 비슷한 수준의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콘서트로 큰 수익을 올렸음에도 잔디 훼손 후 복구 비율은 높지 않았다. 윤영희 서울시의원(국민의힘·비례)이 서울시설공단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콘서트의 잔디 훼손 면적과 원인자 복구 비용은 세븐틴(1760㎡) 1억8656만원, 임영웅(500㎡) 5300만원으로 나타났다.
세븐틴은 그라운드석을 판매해 경기장 전체 잔디 면적(9126㎥)을 대부분 사용했음에도 19%에 해당하는 면적만 복구했다. 임영웅 콘서트는 그라운드석 판매는 없었으나, 그라운드 전면에 걸쳐 무대 조립으로 인한 훼손이 있었다.
윤 의원은 "그라운드석 판매 상황을 봤을 때 잔디 훼손 면적이 과소 추정됐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공단의 잔디 훼손 평가 방식이 적절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월드컵 목적으로 설립된 상암구장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잔디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공단 측은 올해 들어 기록적 폭염과 열대야, 장기간의 강우 등 기후 영향으로 잔디가 훼손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명보호는 오는 10월 예정된 이라크와의 홈 A매치를 당초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르려고 했으나, 잔디 상태 등을 고려해 용인 미르스타디움으로 변경할 것을 AFC에 요청한 상태다.
실제로 손흥민은 지난 5일 팔레스타인전 이후 "기술 좋은 선수들이 (잔디 때문에)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잔디 관련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차유채 기자 (jejuflow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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