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까지 다 잠긴 일본 지하철… 처참한 태풍 ‘산산’ 휩쓴 자리

[뭘인마]

일본 열도를 종단 중인 제10호 태풍 ‘산산’(SHANSHAN)이 규슈를 강타한 뒤 오사카가 있는 간사이 지역을 향하고 있다. 현재 강도는 크게 약화했지만, 앞서 태풍이 휩쓸고 간 처참한 현장이 소셜미디어에 공유돼 그 위력을 실감케 하고 있다.

31일 현지 기상청에 따르면 산산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일본 동쪽 와카야마현을 향해 가고 있다. 와카야마현 위쪽으로는 오사카·교토·고베 등 간사이 지역이 있다. 중심기압은 996hPa(헥토파스칼)이며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18㎧, 최대 순간풍속은 25㎧다. 열도에 접근한 사흘 전에 비해 크게 약화한 수준이다.

한국과 일본 기상청은 최대풍속 17.2㎧ 이상의 열대저기압을 태풍으로 분류한다.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열대저압부로 구분한다. 일본 기상청은 산산이 오는 2일까지 열대저압부로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아직 비구름이 많이 남아 있어, 그동안의 폭우로 지반이 약해진 곳이나 하천 지역은 산사태와 침수 등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태풍은 위력이 강한 데다, 이례적으로 이동 속도가 느려 호우나 폭풍의 영향이 크게 미쳤다. 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산산이 휩쓸고 간 자리를 촬영한 영상 등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다. 지하철 입구가 물에 잠겨 아예 접근조차 할 수 없는 모습, 부러진 나무와 돌멩이 등 토사물로 가득 찬 도로, 땅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깊이로 침수된 마을 거리 등을 볼 수 있다.

앞서 산산은 지난 29일 최남단 규슈에 상륙한 뒤 천천히 동진하면서 거센 비바람을 뿌렸다. NHK 집계에 의하면 지금까지 태풍으로 인해 발생한 사망자는 6명이다. 부상자 125명과 실종자 1명도 있다. 각 지역 당국은 대규모 피난 지시를 내렸고 곳곳에서 항공과 신칸센이 마비되는 교통 차질도 빚어졌다. 단 현재 규슈 신칸센은 운행을 재개해 평소 체제로 움직이고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