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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공무원 절반은 “사직 의사 있다”…이탈 막을 방법은?
젊은 공무원 줄퇴직 가속화…3년 새 조기퇴직자 '2배'
사직 고려 이유, 저임금·업무량 과다·권위적 조직문화 순
정부, 승진 연수 단축 등 공무원 처우 개선 부심
전문가 "직접적으로 임금 올리고 조직문화 개선해야"
A씨는 지난 2021년 대구시 지방직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도 불과 2년 만에 스스로 그만뒀다. 그는 "여러 이유 중에서도 턱없이 낮은 급여가 가장 불만이었다"며 "한때 '하다 보면 높아지겠지'라는 생각도 했었지만, 너무 아득해 보였다"고 털어놨다. A씨는 현재 공기업 채용을 목표로 취업 준비에 전념하고 있다.
B씨 역시 지난 2022년 국가직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지만, 반년 만에 '의원면직'했다. 그는 공직사회 특유의 조직문화에 녹아들지 못했다. B씨는 "상명하복식 관료제가 빡빡하게 작용한다고 느꼈다. 비효율적인 업무 형태를 애써 외면하기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퇴직 후 B씨는 개인 사업을 준비 중이다.
공무원 인기가 시들해지는 와중에 '젊은(저연차 하위직)' 공무원들의 이탈마저 가속화되면서 공직사회의 위기의식이 심화되고 있다. 저임금 등 열악한 처우가 주된 이탈 원인으로 지목됐는데, 최근 나온 정부 대책은 역부족이라며 직접적인 조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젊은 공무원들의 줄퇴직 현상은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늘어왔다. 2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재직기간이 5년 미만인 공무원 조기퇴직자는 지난 2019년 6천663명에서 지난 2022년 1만3천321명까지 3년 새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들의 이탈 원인은 저임금을 중심으로 권위적 조직문화‧악성 민원 등 처우 문제에 집중돼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지난해 조합원 2만6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중도 사직 의사가 있다'고 답한 20~30대 응답자(1만36명) 비율은 47%에 달했다. 이들이 중도 사직을 고려하는 이유는 ▷낮은 임금(69%) ▷과다한 업무(12%) ▷갑질 등 권위적 조직문화‧악성 민원(각 7%) 순으로 파악됐다.
노조는 해당 지표를 "많은 청년 공무원들의 이직과 공무원 시험 경쟁률 하락의 이유를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결과"라고 해석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국가직 9급 공채 시험 경쟁률은 2020년 37.2대 1에서 올해 21.8대 1까지 꾸준히 하락했다. 추세가 지속되면서 행정서비스의 질적 저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도 본격적으로 공무원 처우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25일 공무원 처우개선 내용을 담은 '지방공무원 임용령'과 관련 규정 2개의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 이번 개정에 따라 승진 소요 최저 연수가 단축됐고, 육아환경과 연차제도 등 복지체계도 개선됐다. 악성 민원 피해 공무원 보호 규정도 신설됐다. 대구시 역시 올해부터 인사철 떡 돌리기 자제, 연가 사용 눈치 주기 자제, 계획에 없는 회식 자제, 비상 연락망 전 직원 공지 자제 등 4대 근무 혁신 방침을 내세웠다.
전문가들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임금 인상이 직접적으로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승진을 빨리 시켜서 임금 상승 시점을 당겨주겠다'는 식의 설득으로는 정책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아울러 조직문화 개선 작업 또한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해영 전 한국행정학회장은 "우리나라의 정부 총지출대비 공무원의 인건비 비중은 OECD 평균의 60%대 수준이고, 임금을 인상할 예산 여력도 있다"며 "저연차 하위직 공무원들의 임금 수준을 우선적으로 높일 때다. 인상 폭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저점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종민 계명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직사회 특성상 관료제 체계를 크게 벗어나기는 힘들겠지만, 젊은 세대들이 중요시하는 공정성‧합리성을 조직이 잘 갖추도록 노력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고연차 공무원들에게 변화의 필요성과 젊은 공무원들의 상황을 인식할 기회를 조직 차원에서 많이 제공하는 게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남정운 기자 nju1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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