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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연수하다가 이혼얘기까지 나왔습니다.

지젤이 돼

와이프 제안으로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작성해봅니다.

 

와이프도 글을 볼 수 있기에 최대한 객관적으로 팩트에 기반해서만 글을 작성하겠습니다.

 

저희는 결혼 4년차 30대 초반 부부입니다. 

 

저는 20살에 면허를 취득하여 11년째 무사고 운전중입니다.

 

운전을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나, 에티켓은 지키면서 운전한다고 자부하는 편입니다.

 

와이프도 면허 취득한지는 10년 가까이 되었지만, 장롱면허 입니다.

 

중간중간 와이프가 본인도 운전을 하고싶다고 몇번 의견을 말해왔으나,

 

솔직히 말해, 평일엔 야근 핑계로, 주말엔 휴식핑계로 귀찮아서 해준다고 말만하고 미룬점 잘못이라고 인정합니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와이프가 운전연수를 해달라고 요청한건 올 6월쯤 부터였습니다.

 

그 즈음에 재직중인 회사 사옥이 집에서 가까운 거리로 이전을 하며, 차 탈일이 별로 없어졌기도 했고, 와이프가 출퇴근길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었기에 본격적으로 시작해보자 해서 운전연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운전을 배워서 익힌것이 아닌, 부모님 차로 골목길 벽 긁으면서 경험에 의해 운전실력을 익혔던 지라, 막상 어떻게 운전을 알려줘야할지 몰라서 이렇게 해봐 저렇게해봐 말하며,

 

느낌을 익혀야돼 자꾸 공식을 물어보지말라니까? 운전에 공식이 어디있어 계속 해보면서 감을 잡아야돼 식으로 답답해하며, 애매하게 운전을 알려줬었습니다.

 

운전초보인 와이프 입장에서 충분히 답답했을거라 생각합니다.

초보인 입장에서 좌우회전, 주차시 어떤 기준에 의해 핸들링을 하는지 등등 알고싶었을테죠.

 

근데 저는 그걸 모르니까요. 회전각이 다 다른데, 거기서 핸들 몇바퀴를 감아라 이걸 어떻게 알려주냐. 핸들을 돌려가며 차 회전각을 느끼며 이제 그만 감아야겠다 이제 풀어야겠다 아는거지, 그건 공식이 아니다. 여보가 해보면서 느껴야 한다 라는 말만 맴돌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와이프와 다툼이 잦아졌고, 안되겠다 싶어서, 운전연수 선생님을 알아봐서 운전을 익혀라 라고 협의 했습니다. 나는 운전을 할 줄 아는사람이지, 가르치는 사람은 아닌것같다 했어요.

 

그런데 와이프는 연수 비용이 비싸다는 이유로, 그냥 내가 혼자 인터넷도 보고 영상도 봐가며 하겠다. 하더군요. 

 

근데 어떻게 초보를 혼자 도로에 보내나요. 위험하면 내가 컨트롤해주겠다는 명목으로, 대신 옆자리에서 아무말도 하지말고 진짜 위험할때만 관여할 것을 약속하고 도로연수를 나갔습니다.

 

솔직히 불안불안하고 자꾸 왜 오른쪽에 붙어 그러면 부딪히잖아 중앙에 맞춰 라는 말이 턱끝까지 나왔으나 꾹참고, 핸들만 살짝살짝 틀어주고, 지금 너무 좋은데 너무붙었어 그거만 조심해줘 라는 예쁜말로 포장하고 또 포장해서 얘기를 했습니다.

 

그러다 우회전시, 와이프가 핸들조작을 잘못해서 뒷바퀴가 보도 위를 탔습니다.

처음엔 회전각이 괜찮길래 저도 안심했는데, 갑자기 와이프가 핸들을 확 틀어버려서 

제가 손쓸틈도 없이 차가 오른쪽으로 확 붙어버려서 보도위를 탄겁니다...

 

그런데 그 보도가 횡단보도 접한 보도여서 사람들이 꽤 서있었습니다...

 

와이프가 너무 깊게 우회전을 해버려서 그쪽에 서계신 보행자 두분이 정말 깜짝놀라서 소리를 악! 지르시면서 뒤로 빠르게 물러난걸 사이드미러로 봤습니다.

 

그냥 지나가는건 도무지 아닌것같아, 와이프에게 차를 잠시 붙여 세우라하고, 저만 내려서 그 두분에게 고개숙여 죄송하다, 와이프 운전연수중인데 아직 조작이 미숙해서 이런 일이 일어난것같다 죄송하다 했습니다. 

 

한분은 괜찮다 그럴수있다 하셨지만, 함께 서계시던 아저씨 한분이 얼굴이 시뻘개지셔서, 사람 죽일일 있냐 아무리 와이프라도 저정도로 운전하면 핸들을 잡게하면 안되는거 아니냐, 이게 도로위에 살인자가 아니면 뭐냐 저런 사람이 사람죽이는거야 삿대질을 하시며 화를 엄청 내셨습니다.

 

솔직히 언행이 지나치다 느꼈고, 저도 화가 많이 나서 당장 멱살이라도 잡고 싶었으나,

화를 꾹 누르고 죄송하다 다음부터는 조심하겠다 사과드리고 차로 돌아왔습니다.

 

차로 돌아와서는 출발하기 전에 와이프에게 감정을 최대한 누르고, 차분하게 와이프한테 말했습니다. 

 

첫 우회전 핸들링은 너무 좋았는데 왜 갑자기 핸들을 확 튼거냐.. 운전할때 그렇게 핸들 조작 확확 하면 안된다.. 방금도 너무 위험했다... 핸들 좀만 더 틀었으면 저 신호등 기다리는 사람 두명 칠수도있었다. 일단 좀 진정되면 다시 출발하자 말했습니다.

 

그런데 와이프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더니, 나 그냥 운전 안할래 하더니 저랑 좌석을 바꾸자고 운전석에서 내려버리는겁니다.. 

 

겨우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는데 와이프가 저런 안하무인한 태도를 보이니, 제가 운전해서 집까지 오는길에 정말 이성을 잃고 싸웠습니다.

 

와이프 의견은 제 말이 너무 날카로웠다는겁니다. 그냥 뭐가 잘못된건지 알려주면 되는데, 사람을 칠뻔했다느니, 왜 핸들링을 그렇게 하냐느니 자긴 뭐가 잘못됐는지 알고싶었는데 그거에 대해선 말안해주고 자꾸 사람 주눅들게 그렇게 말을 하냐는 거였죠. 가뜩이나 운전 무서운데 저 때문에 트라우마 생겨서 이제 운전 다신 못할것같다는 말도 붙이더군요.

 

제 의견은, 처음에 내가 운전연수 선생님한테 배우라했다. 근데 돈아깝다고 거절한건 여보다. 그리고 난 분명 말했다. 운전 할줄아는 사람이지, 잘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고. 나도 사람이고 방금 여보가 사람을 칠뻔했는데 거기서 응 여보~ 핸들을 너무 틀었어~ 조심하고~ 가자이제 ㅎㅎ 이게 되냐는거다. 근데 난 정말 차분하게 말한거다. 내가 언성을 높이기를 했냐 화를 내기를 했냐, 거기서 먼저 소리지르고 울면서 감정적으로 군건 당신이다. 였습니다.

 

그렇게 다툼이 이어가다가 와이프 입에서 이혼얘기가 나오더군요.

 

저같은 남자랑 못살겠답니다. 본인편이 아니래요. 

 

그 말이 너무 어이가없어서, 당신은 운전을 왜 배우려고 하냐, 차는 편할수도있는 반면에 흉기가 될수도 있다. 그걸 배우는건데 당신은 그냥 우쭈쭈받으면서 배우고 싶은거다. 난 연수하면서 단 한번도 맹세코 화낸적없다. 항상 먼저 토라져서 화낸건 당신이다. 큰 싸움 날까봐 조마조마해서 난 운전연수 선생님까지 알아봐줬다. 그거 역시 안한건 당신이다. 똑똑히 알아둬라 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울면서 장모님댁에 가더군요. 말리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3일이 지난게 지금입니다.

 

카톡을 중간에 몇번 나눴었는데, 아직 와이프는 본인이 맞다고 타당하다고 생각하는듯해요.

 

평상시 다툼이 생기면 제가 거의 맞춰주는 편입니다. 아무리 화가나도 당일안에 먼저 사과하고 알랑방구껴서 푸는 편입니다. 그게 저에게도 더 편하니까요.

 

그런데 3일이 지난 지금 제 감정은 당시 싸웠을때와 같습니다. 처음인것같네요.

 

아마 화해한다해도 예전처럼 잘 지낼 수 있을까요 애초에 화해는 가능할지..ㅎ

 

이미 와이프의 본성을 본 이상, 제 생각엔 관계회복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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