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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대 경찰의 하루는 어때요?

지젤님아

 

 

술 취한 취객들 집에 데려다주는 것부터 지역 특산품 물어보는 민원인 응대까지. 그 어렵다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지구대 경찰들의 삶은 온갖 진상(?)들로 얼룩져 있었다. tvN <라이브> 실사판! 순도 200% 지구대 소속 경찰 공무원의 하루.

 

이번 주 ‘을’을 소개합니다
2년 차 지구대 소속 경찰. 적성에 안 맞는 경제학을 전공하는 바람에 일찌감치 경찰 공무원 시험에 뛰어들었다. 2년간의 공시생 생활 끝에 합격을 얻었지만, 2년간의 경찰 생활로 취객들 보살피기(?)에 지쳐 인류애를 잃었다.

 

 

 

 



 

8:00AM 주간 근무 하는 날! 출근 후엔 바로 조회가 이어진다. 1시간 동안 이전 근무자에게 인수인계를 받는다. 간밤에 어떤 사건이 터졌는지, 작성할 조서가 있는지 등 꼼꼼하게 확인한다. 어쩐지 관할 지역은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

 

 

9:00AM 본격적인 업무 시작. 2인 1조로 경찰차를 타고 관할 지역을 나눠서 순찰한다. 오전엔 그나마 괜찮지만, 야간 순찰 땐 어떤 일을 맞닥뜨릴지 몰라 늘 긴장 또 긴장해야 한다.

 

 

12:00PM 점심시간엔 경찰차마다 돌아가면서 밥을 먹는다. “오늘 메뉴는 국밥!”이라고 외치는 순간 무전이 울린다. 불시에 사건 발생 연락이 오면 식사는 가볍게 패스한 뒤 현장으로 출동해야 한다. 고로 국밥은 내일 먹기로….(롬곡)

 

 

13:00PM 오후가 되면 정신없이 일이 터진다. 사람들의 활동이 많은 시간엔 경찰의 할 일도 늘어난다는 것이 불변의 진리! 하루에 경찰 1인당 접수되는 사건만 대여섯 건! 사건 접수 후 인접 지역에 출동을 나가거나, 쏟아지는 민원을 처리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난다.

 

 

19:00PM 야간 근무자들이 출근하면 석회가 시작된다. 퇴근 전, 특이 사항을 정리해 야간 근무자들에게 인수인계한다.

 

 

20:00PM 경찰이라 좋은 점이 있다면, 야간 근무는 있어도 야근은 없다는 것. 기나긴 12시간의 근무를 뒤로하고 퇴근!

 

 

 

 

 

 



하는 일 지역에서 112 신고가 들어오면 출동하는 일부터 민원이 접수되면 해결하는 일까지. 관할 지역의 치안과 안전에 대한 A to Z를 지구대가 맡는다고 보면 된다. 가장 중요한 건 범죄 예방! 이를 위해 매일 순찰을 돌고, ‘밤길 안심 귀가’ 등 치안 서비스를 제공한다.

 

 

초봉 경찰 공무원 급여는 호봉제. 군필자의 군 생활은 호봉에 반영된다. 따라서 군필 남성의 경우 초봉 월 200만원, 여성의 경우 180만원 수준이다. 각종 수당 등이 추가되면 급여는 좀 더 늘어난다. 1년마다 호봉 상승으로 살림이 소소하게나마 나아진다고.

 

 

업무 강도 지구대 경찰의 업무는 ‘주야비휴’로 돌아간다. ‘주간 근무-야간 근무-비번-휴무’ 시스템인 것! 오전 8시에 출근해서 오후 8시 퇴근하는 주간 근무, 오후 7시에 출근해서 다음 날 오전 9시 퇴근하는 야간 근무, 야간 근무 퇴근 후 당일을 쉬는 비번, 다음 날 온전히 하루를 쉬는 휴무가 반복된다. 지구대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는 편.

 

 

 

 




시험 준비는 이렇게 해요 개인에 따라 시험 준비 기간은 천차만별이지만, 평균적으로 1~3년 사이. 첫 1년은 노량진 학원가에서 공부를 하고, 이후엔 주로 인터넷 강의를 이용해서 수업을 듣는 경우가 많은 편. 2차 체력 테스트를 위해 실기 학원을 다니거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필수!

 

 

가산점도 놓치지 말아요 모든 지원자는 1종 보통 운전면허증을 필수로 소지해야 한다. 그러나 1종 대형 운전면허증이 있으면,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이왕 따야 할 운전면허증이라면 1종 대형을 노려볼 것. 이외에도 무도 단증, 교원 자격증, 컴퓨터 관련 자격증이 있거나 대학원 졸업자라면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단, 가산점은 5점을 넘길 수 없다.

 

 

시험 전형은 이래요
공채와 특채로 나뉜다. 상하반기로 나눠 1년에 2번 시험이 있다. 공채는 1차 필기, 2차 체력 테스트, 3차 면접으로 이루어진다. 경찰 공무원의 인기가 높아져 요즘 필기 커트라인이 남자는 80점, 여자는 90점 이상에 육박한다고. 특채는 대회에서 메달을 따거나 수상 경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유리하다. 형사계 쪽에 특채 출신이 많은 편.

 

 

 

 



근무지는 어떻게 배정되나요? 모두 기피하는, 가장 헬이라고 소문난 근무지도 있나요?
근무지는 시험 합격 후 중앙경찰학교에서 배정한다. 희망지를 받아 성적순으로 배정되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자신이 사는 곳과 가까운 곳에 배정되는 편. 어디가 가장 헬이냐고? 듣는 순간 아마 고개를 끄덕일 거다. 이태원과 홍익 지구대는 헬 of 헬로 꼽힌다. 밤낮 할 것 없이 늘 사람이 많고, 사람이 많으면 사건이 꼭 생기게 마련이니까. 일정 계급 이상이 되면 다른 지역에서 순환 근무도 할 수 있으니, 원하는 곳에 배정받지 못해도 너무 실망하지 마시길.

 

 

여자 경찰들의 근무 환경은 어떤가요?
과거에는 경찰 문화가 남성 중심적인 측면이 있었다. 물론 여전히 남녀의 비율이 9:1 정도인 조직이기도 하다. 그러나 확실한 건 여자 경찰들이 많아지는 추세라는 거다. 임신, 육아와 관련해 여성들을 배려해주는 문화도 자리 잡아 가는 중이다. 여자 경찰이 임신하면, 민원 같은 내근 업무만 담당하게 하고, 퇴근 시간도 조정해주는 등 지구대 차원에서 배려를 하기도 한다. ‘여경의 날’도 따로 지정해서 조금씩 남성 중심적이었던 문화를 지워가는 중이다.

 

 

일을 하면서 가장 위험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주취자(=취객)들이 흉기를 들고 와 난동을 부릴 때? 생각보다 은근 자주 있다. 경찰을 때리거나, 몸싸움을 시도하는 주취자들도 많고. 그렇다고 해서 경찰이 똑같이 때리거나 싸울 순 없지 않나. 그럴 때 정말 제지하기 어렵고 위험한 순간이 발생하기도 한다. 사실 현실에선 영화처럼 범죄 조직에게 위협받고 살해당하는 경찰보다, 교통 단속이나 음주 단속 중 일어나는 사고로 순직하는 경찰들이 더 많다.

 

 

근무하다 보면 범죄 현장처럼 보기 힘든 것을 봐야 하는경우가 생길 텐데, 그럴 땐 어떻게 극복하나요?
경찰 트라우마 센터가 운영되고 있고, 각 지방청별로 심리 상담 및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문제는 현 경찰 인원에 비해 트라우마 센터의 수가 적다는 것. 전국에 고작 9개뿐이다. 게다가 내가 가고 싶다고 내 일을 뒤로하고 이용할 수 있을 만큼 근무가 여유롭지도 않다. 경찰 공무원 많이 좀 뽑아줘라, 줘!

 

 

 

 



<라이브> 보면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던 장면이 있나요?
거의 마지막 회 즈음에 길에 버려진 갓난아기를 경찰이 직접 심폐 소생술 하는 장면이 나오더라. 보면서 눈을 의심했다. 여러분, 응급처치는 119다! 112에서 하는 거 아니다! 사실 그 장면 외엔 꽤나 리얼했다. 보급품 대신 조끼나 경찰봉을 사제로 구입하는 경우도 실제로 종종 있고, 술에 취한 사람들 집까지 데려다주는 건 드라마에도 나오듯 늘 있는 일이다.

 

 

경찰 내에서 ‘꿀 보직’으로 알려진 직무가 있나요?
그런 게 있으면 내가 가면 좋으련만…. 보통 교통계를 ‘꿀 보직’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대단한 오해다. 교통계 경찰들은 새벽 일찍 출근해야 하고, 러시아워 때 수많은 차들 사이에서 교통정리를 하는 통에 호흡기 질환을 달고 산다. 딱지 끊는 것도 힘들다. 사람들이 한 번에 자기 잘못 인정하며 “네~”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놓고 ‘짭X’라 부르며 침 뱉고 가지 않는 게 다행일 정도. 경찰이란 직업이 제지하고, 벌주는 일을 하다 보니 적대감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 힘들다.

 

 

경찰대학 졸업생과 경찰 공무원은 무슨 차이가 있나요?
기획, 정보, 수사 부서에 경찰대 출신이 많긴 하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맡는 업무는 동일하다. 다만, 어떤 계급에서 경찰 생활을 시작하느냐가 다르다. 경찰대 졸업생들은 일반 순경 공채자들보다 3계급 위에서 일을 시작한다. 즉, 나중에 관리자급이나 더 높은 직위에 오를 확률이 높아지는 거다. 경찰대 출신은 전체 인원 대비 소수다.

 

 

경찰 근무를 하며 가장 그만두고 싶을 때는 언제인가요?
지구대로 전화가 와서 받아보면, 주유소 위치를 묻거나 지역 특산물이 뭐냐고 묻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사실 이 정도는 귀엽다. 민원 응대를 해주다가 역으로 고소를 당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전화쯤이야. 경찰이 자기보다 어려 보이면 반말하고 무시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 사람을 만난 날엔 헬스장 가서 아령 100번 든다. 몸집 키우면 얕보이지 않을까 해서. 물론 보람찬 순간도 많았다(급전개). 보이스 피싱 피해자의 돈을 찾아준 적도 있고,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준 적도 있거든. 매일 누군가를 직접적으로 도울 수 있는 직업이 많지는 않다. 그래서 아직은 대한민국 경찰로 이 뿌듯함을 좀 더 느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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